세.상.이.야.그.

개구리들의 참변 ^^

황금인간 2005. 3. 15. 01:34




[경향신문 2005-03-14 18:30]



기상이변을 다룬 재난영화 ‘투모로우’. 지난 12~13일 울산지역 개구리에게는 현실이었다. 동면에서 서둘러 깨어난 개구리들이 영하 4.1도까지 떨어진 주말 기습한파에 마치 영화처럼 얼어죽었다. 온도가 급락하기 시작한 12일의 하루전인 11일은 영상 8.3도였고 이틀전은 11.8도였으므로 2~3일 사이 온도차는 무려 12~15도.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깬다는 경칩(5일) 이후 안심하고 나와 짝짓기에 나섰던 개구리들은 혹독한 추위를 만나는 재난을 당했다.


개구리들이 일찍 뛰쳐나온 울산 울주군 청량면 문수산 기슭 골짜기 곳곳에는 14일 흰배를 드러내놓고 죽은 개구리의 모습이 여러곳에서 관찰됐다. 일부는 느리게 다리를 젓고 있었으나 이마저 가사상태에 빠져 있었다.


영양을 소진한 개구리들이 다시 언땅을 파헤쳐 들어가지 못한 채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에 얼어죽은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양서파충류연구소 김재한 소장은 “영하 4도까지 떨어지고 온도차가 12도에 이르면 변온동물인 개구리는 쇼크사할 수 있다”며 “기온 급변으로 인해 본능적으로 맞춰져 있는 ‘생물시계’(환경적응력)마저 혼동을 빚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울산지역 기온 급강하는 1990년 이래 가장 큰 폭이었다. 부산지방기상청 이승령 예보사는 “2000년 3월6일 영상 6도였다가 7일 영하 2.5도로 떨어져 8도 가량 차이를 보인 것이 가장 큰 폭이었다”고 말했다.


개구리의 떼죽음에 대해 농약에 의한 것이라는 의문도 제기됐으나 울주군 환경팀이 조사한 결과 약물 유입 흔적은 없었다.


한편 날씨가 따뜻했던 지난 10일 오후에 개구리가 떼죽음한 문수산 등산로 옆 작은 미나리밭에 개구리가 몰려들어 짝짓기 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울산|김한태기자 kht@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