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골빈 소, 광우병 관련한 촛불 집회와 택화혁괘 이야기

황금인간 2008. 6. 7. 11:30

촛불과 택화혁(澤火革)

기사입력 2008-06-06 23:07 

조용헌 goat1356@hanmail.net

촛불은 퇴마사(退魔師)의 필수품이다. 출장 다닐 때에 꼭 가지고 다닌다. 언젠가 한번 평소 알고 지내는 퇴마사의 가방을 살짝 열어보니까, 빨강 초, 파랑 초, 하양 초가 들어 있었다. "왜 이렇게 초를 많이 가지고 다니느냐?"고 물어보니까, "직업상 필요한 물건이다. 퇴마의식에 촛불이 필요하다"는 대답이 있었다. 제령(除靈:귀신을 제거함)을 할 때에 중간에 촛불을 켜 놓고 이야기를 하면, 귀신 들린 사람의 파장이 퇴마사 쪽으로 밀려오는 것을 방지한다는 것이다. 촛불이 일종의 바리케이드가 되는 셈이다.

촛불이라는 바리케이드가 없으면 퇴마사가 오히려 부대낀다고 한다. 또 하나의 효과는 그 사람에게 빙의되어 있는 귀신의 모습이 촛불의 파장에 노출된다고 한다. 빛의 파장에 의하여, 영가(靈駕)의 윤곽이 퇴마사에게는 보인다고 한다. 어떤 모습, 어떤 성격, 어떤 원한을 지닌 영가가 그 사람에게 빙의되어 있는지 그 윤곽을 파악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귀신도 아날로그로 형상이 나타나야만 이를 처치하는 처방전이 쉽게 나온다는 의미인가! 일반인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세계이다.

하지만 이 퇴마사가 굶어 죽지 않고 아직까지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 퇴마 수요가 적지 않게 있다는 이야기이다. 촛불은 또한 방안의 음식냄새를 비롯한 잡냄새를 제거하는 효과가 있고, 정신집중을 도와준다. 필자도 저녁에 책을 볼 때가 아니면 형광등을 끄고, 촛불을 켜놓고 있는 경우가 많다. 마음이 한층 가라앉는다. 머리를 많이 쓰는 직업은 저녁에 불을 꺼놓고 있으면 긴장이 풀린다. 고대부터 불(火), 물(水), 바람(風) 3가지는 정화작용을 가지고 있다고 여겼다. 촛불은 자연의 불을 가져다 인간이 다루기 쉽게 축소시킨 불이다.

그런데 이 촛불이 소녀와 만났다. 한국에서 소녀들이 촛불을 들면 꼭 무슨 사태가 발생하곤 한다. 왜 그런가 하고 주역을 꺼내 들고 64괘에다가 '소녀'와 '촛불'을 대입해 보니까, 49번째 '택화혁'(澤火革) 괘가 나온다. 택(澤)은 '소녀' 또는 '연못'을 상징한다. 화(火)는 촛불이다. '택화혁'은 '혁신' 아니면 '혁명'을 뜻한다. 불이 적당하면 혁신이 되고, 불이 커지면 혁명이 된다. 불의 크기는 대통령이 조절할 수밖에 없다.

[조용헌 goat1356@hanmail.net]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