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 6월 4일 뉴욕의 서울플라자 영빈관에서 여성포럼 주최로 '남자는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제목의 특별강연이 있었습니다.
이날 강연의 주인공은 요즘 대한민국 최대의 뉴스메이커로 부상한 황우석 교수였습니다. 세계 최초로 인간배아복제를 통한 줄기세포 연구를 해낸 황우석 교수는 UN에서 외교관들을 대상으로 발표를 하고 이튿날 관심있는 외국인들을 포함 300여명의 동포들이 모인 가운데 특별강연을 했습니다.
적잖은 동포들이 황교수의 위명은 익히 알고 있지만 이날 펼쳐진 90분간의 강연은 한편의 감동적인 드라마였습니다. 한 무명의 과학자가 얼마만큼 불굴의 노력을 기울여 마침내 인류에 복음이 될 수도 있는 연구결과에 성공했는지 저는 생생히 목도했습니다.
충청도 특유의 느릿느릿하면서도 유머러스한 황교수의 강연에 청중들은 박장대소하고 난치 불치병 환우들의 안타까운 사연에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습니다.
교수답게 황교수는 말씀을 잘 하는 편이었지만 사람들이 매료된 것은 결코 그의 말솜씨때문이 아니었습니다. 그에게 조국과 민족에 대한 무한한 사랑과 자부심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결코 편협한 민족애로 국한되지 않았고 가슴 뜨거운 인류애와 박애정신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황교수의 강연을 한번이라도 들으신 적이 있는 분들은 저의 말에 공감을 하실 겁니다.
강연후 저는 언젠가 우리 닷컴 독자들에게 황교수의 강연록을 소개해드리겠다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비록 육성으로 자료화면을 같이 볼 수는 없지만 과학도로서의 진정성이 넘치는 황교수의 강연을 글로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을 나눠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기때문이었습니다.
그것을 위해 이날 비디오 촬영을 한 분에게 오래전부터 녹화 테이프를 요청했고 이런저런 사정으로 지난 여름에야 입수 할 수 있었습니다. 공교롭게 그로부터 한달후에는 이날 주최측이었던 한동신 선생이 뉴욕 교민들을 위해 강연을 CD로 만들었고 제게도 하나 보내주었습니다.
차일피일 시간을 끌다가 더이상 작업을 미루면 안되겠다고 작심한 것은 짐작하시다시피 PD수첩을 비롯한 일부 언론의 어처구니없는 보도로 비롯된 이른바 황우석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면서부터입니다.
강연 녹취를 위해 두개의 CD를 듣고 멈췄다가 또다시 리플레이해서 받아쓰기 하는 일은 제가 생각해도 무식할만큼 힘들었습니다. 녹취한 것을 다시 타이핑하고 닷컴에 올리기까지는 덕분에 꼬박 일주일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아내는 이런 저를 보고 혀를 끌끌 찼지만 말리지는 않았습니다. 왜 제가 토씨하나까지도 빼놓지 않고 생생하게 황교수의 강연록을 전달하려는지 그 이유를 잘 알고 있었기때문입니다. 황교수의 위업에 대한 진실공방이라는 한심한 상황이 벌어질 수록 그의 100% 육성 강연록은 가치 있다는 생각입니다.
황교수를 지지하건 혹은 폄하하건 여러분의 자유입니다. 하지만 이 강연록을 보시면 시골출신의 한 과학자가 왜 하루 4시간의 수면에 그칠만큼 연구에 바쁘면서도 숱한 강연회에서 목이 쉬도록 줄기세포의 연구를 역설하는지 이해가 가실 겁니다.
A4 용지로 30매에 이르는 황교수의 강연록은 녹취의 어쩔 수 없는 한계(잡음)와 저의 무지(전문용어)로 100%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일부 용어와 사람이름은 잘못 표기되기도 했을 것입니다. 황교수의 강연을 그대로 받아적다보니 어색한 구어체도 적지 않습니다만 애초 취지를 위해 전혀 첨삭을 하지 않았습니다.
일부 부자연스러운 문장과 불가피한 오기에
대해 넓으신 이해를 바라겠습니다. 전문용어중 혹 틀린 단어를 지적해주시면 고치도록 하겠습니다. 자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뉴욕 교민 여러분!
아~ 이렇게 뵙게 되서 참 정말 영광입니다. 한동신 선생님(초청자)으로부터 강연을 부탁하는 뜻밖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제가
주저없이 그러겠다고 한 이유는 여기가 눈설고 낯설고, 말하기로는 세계초강대국의 심장부입니다. 여러분들께서 여기
오셔서 얼마나 많은 고초, 난관 견디고 이기며 이날이 있으셨겠습니까.
저는
대학교 2학년때 전기가 들어온 충청도 부여의 아주 깡촌에서 태어났습니다. 거기서 태어나서 제가 그리던 꿈이
서울대학교 교수하는거와 소를 이용한 과학을 하는 것이었는데 어쨌든 저 나름대로 여러 어려움을 뚫고 제가 그리던 그 위치에 도달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공부를 하면서 내가 만약 세계에서 다른 사람들이 하다하다 안된, 아마도 인류에게 역사상 가장 큰 영향을 끼칠
어떤 연구결과를 내가 만약 이뤄낼 수 있다면…,하는 꿈을 하나 제가 세웠었고, 그 꿈이 어찌하다보니 우리 대한민국이라는 이 땅속에서
마련됐습니다.
제가
시애틀에 와서 전 세계 의학자와 기자들에게 우리 연구결과를 발표할때까지 걸었던 발자취가 이 자리에 계신 여러 교민 여러분께서 그동안 가꾸고
쌓아오신 한발자국 한발자국과 같은 것이라는 생각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여러 어른들을 직접 뵙고 여러분과 눈을 마주치며 가슴과 가슴을 맞대고 제가
다음에 나아갈 미래의 디자인을 그려보고자 합니다.
여러분! 그러나 대단히 죄송하지만 우리 한동신선생님에게는 오늘의 행사가 어쩌면 실패가 아닐지 모릅니다.
저는
태진아도 아니고, 나훈아도 아니고, 정수라도 아닙니다. 아마 교민 여러분중에서 제 이름을 아시는 분이 별로
없을겁니다. 그러니 흥행으로는 성공할 수가 없지요.
저는 1시간 30분간 교민 여러분과 도란도란 대화하고 싶어서 왔습니다. 그러나 뜻밖에도 원로의 대어르신들을 뵙게 됐고 제가
20여년전 저희 아파트 밑에 살던 분도 만나뵙게 되고 존경하는 고등학교 대학교 동문 여러분들도 뵙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사랑하는 제 처제도
만나게 됐지요.
여러분
남자는 무엇으로 살까요?(이날 강연 주제)
저 그거 모릅니다.(청중 웃음)
그것 알았다면 이런 싸가지없는 연구 못했을겁니다.(청중 폭소)
보통사람들이
누리는 일반적인 안락한 삶을 찾았을겁니다.
그렇지만
나름대로 남자가 어떻게 살아야 되겠다는 것, 저는 가지고
있습니다.
저의 발자취 궤적 일부를 여러분과 함께 살펴보십시다.
앞으로
우리 남자들이 어떤 길을 가면서 나가야 할지 같이 고민해보십시다.
그리고
이 자리에 모이신 존경하는 한인여성 여러분께 사랑하는 아들을 키울때 어떤 몸으로 만들어야될지 여러분이 정말 사랑하는 남편을 어떤 형태로 같이
가꿔야할지 한번 고민을 해봅시다.
(영사
화면을 가리키며)여러분이 지금 보시는 이 사진, '사이언스'라는 국제 양대 잡지가 있습니다. '네이처'(Nature)는 영국에서,
'사이언스'(Science)는 미국에서 발행되는 대표적인 과학저널입니다.
우리
과학자는 일생에 태어나서 저 네이처나 사이언스에 한편의 논문을 싣는 것을 말하기로는 최대의 꿈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공부하는 것은, 지금 보시는 마치 은하처럼 하얗게 보이는 저것이 지난 313호 사이언스 표지논문입니다.
우리 대한민국의 땅속에서 대한민국의 학자들끼리만 이뤄낸 논문으로써 역사상 표제논문이 된 최초의
사례입니다.
과연
어떤 일이 그속에서 벌어졌을까요.
저희는
지금 13개 대학과 연구기관에서 근무하시는 184명의 과학자와 의사 선생님을 모시고 3가지 물음을 설정해 그
해답을 구하기 위해 첫째는 질병의 저항성을 지닌 동물을 실험하고 그리고 우리 시대의 바이오장기의 낯을 볼 수 있을지, 아울러 현대의학으로써
도저히 해결이 안되는 많은 난치 질병을 세포치료라는 미래의 기술로 해결할 수 있을것인가입니다.
이중에서
동물의 질병 저항성은 여러분의 관심과 거리가 있으니 바이오장기와 세포치료 연구를 소개하겠습니다.
여러분, 사람의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그리고 각종 오염된 환경에 우리의 삶이 노출되면서, 술 담배에 찌들면서 그리고 교통사고에
의하여 우리의 귀중한 장기는 매일 망가지고 있지요. 오늘 하루만 하더래도 전 세계에서 장기의 기능저하로 최소한 15만명이 죽어갈 겁니다. 미국만
하더래도 아마 몇만명을 죽었을 겁니다.
이런
장기의 기능저하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학자들은 지난 50년간 꾸준히 연구했지요. 그 타겟중의 하나는
기계식 장기를 개발하여 몸안에 있는 장기기능을 대체하려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을 왈, 인공장기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전 세계 그 많은 학자들이, 그 엄청난 돈을 쏟아부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 현재까지의 내장될 수 있는 인공장기는
개발하지 못했습니다. 기껏 외장 상태에서 일부 기능을 보좌할 수 있는 부분적인 보조장치를
개발했을뿐이죠.
따라서
우리가 내장시켜서 테니스도 치고, 권투도 할 수 있는 평균인간으로서의 삶을 유지시킬 수 있는 이런 장기는 개발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두번째 방법은 무엇이겠는가?
사람의
장기를 사람이 사용하는 겁니다.
여기
여러분들이 계십니다. (청중속으로 이동하면서)오늘 이 행복한 가정, 잘 생기신 정00선생님이 계십니다.
운명적
만남을 통해서 어느날 정선생님이 심장에 문제가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제가 들었을 때, 나는 이제 5학년이
됐다말입니다, 50이 넘었거든요. 세상 살만큼 살았고 누릴 수 있는 영광 다 누려봤는데 제거를 떼가지고 우리 정선생님 가족에 행복한 삶을
유지시키고 싶다 그랬을 때 저의 심장을 정선생님께 드릴 수 있는 확률이 얼마나 되느냐, 한번
보겠습니다.
우선
저희들 사이에 세포면역을 일치시켜야하고 두번째는 제가 뇌사에 빠져줘야 합니다.
세번째는
우리 가족들이 명시적으로 우리 아빠의 장기를 정선생님한테 떼줘도 되겠다는 의사표현을 해줘야 합니다.
이럴
수 있는 확률이 얼마냐, 우리 한국에 로또복권이란게 있습니다. 000사장님께 제가 물어봤어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로또복권이 강원도에서 근무하는 경찰관께서 408억원짜리, 그러니까 4천만불 될까요? 제일 고액이라고
해요. 이것을 받을 확률보다 더 어려운거죠. '휴먼 투 휴먼'(Human to Human)의 한계라 이겁니다.
그렇다면
정선생님과 똑같은 면역체를 가진 사람이 빨리 오늘 죽어달라고 우리 정선생님 가족들이 매일 빈다고 해서 그 사람이 시계에 딱 맞춰서 죽어주겠냐
이겁니다. 안되는것이죠.
그럼
동물의 장기를 우리가 할 수는 없을까.
여기
두가지 전제가 필요합니다. 동물장기의 해부학적 특성과 생리적 특성이 사람과 똑같아야 합니다. 이런 가능성이 있는 동물은 침팬지와 돼지가
있습니다.
침팬지가
훨씬 유리합니다.하지만 37kg이상 자라지 못합니다..용도폐기되는 것이죠. 쓸 수 없다 이겁니다.
이자리에
계시는 이 많은 교민 여러분들중에서 아마도 침팬지 장기를 쓰실 수 있는 분은 여기 명00여사 한분밖에 없을
겁니다. 이분은 지금 언뜻 보니 (몸무게가) 36.5kg인데 다른 분은 다 40kg 넘어서 쓸 수가 없는거죠. (청중 폭소)
자~그렇다면 마지막 남은 것이 뭐냐. 돼지라 이겁니다. 돼지. 여기 72kg 돼지가 있습니다.돼지로부터 심장을 뽑아서 제
가슴으로 갖다 붙여줍니다.
우리가
직접 실험한바에 의하면 돼지 심장은 힘차게 박동합니다. 꽝, 꽝, 꽈광
뛰죠...
그러나 3분30초내지 4분뒤에 마치 바람 빠진 고무풍선처럼 스르르 멈춰집니다.그리고 한쪽이 까맣게 썩어들어오죠...그이유는 뭐냐,
돼지 몸안에 가지고 있는 초급성 면역거부 유전자때문입니다.
자~이게 돼지세포 하나라고 가정해봅시다.
돼지세포에서
유전자 한개를 이렇게 뽑아버립니다. 제거하는 것이죠.영어로 '녹아웃'(Knock Out). 이 세포 유전자를
없애버리고 이 자리에 계신 모든 교민 여러분들께서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면역유전자 MK, CD54, 휴먼F 면역유전자가 3가지 있어요.
이번엔
반대로 사람 유전자를 갖다 껴놓는다는 겁니다.
이번엔
뭐가 되느냐, 세포로 가지고 복제하는거죠.거기서 태어난 복제돼지는 생김새는 완전 족발용이지만 면역체계는 사람하고
꼭 같아지는 거죠.
이런
동물을 우리가 가정을 해서 '휴머나이즈드 피그'(Humanized Pig), 즉 '인간화 돼지'라고 상상을 해서
이름을 붙였던거죠.
이것만
나오면 됐다, 이제 사람의 장기를 마음대로 바꿔 붙일 수 있겠구나... 이런 특성을 가진 돼지를 만드는 우리
대한민국 기술은 미국 영국까지 세계 5군데밖에 없고 거의 98% 도달해서 이제 다 해결됐구나
했어요.
그러나
이건 오산이었죠.
예를
들면 72kg 나가는 돼지에서 심장을 뽑아가지고 이렇게 면역을 일치시켜서 돼지니까 (?) 아무 문제없이 잘
활동하는겁니다. 이거 가정입니다.
그런데 3년정도 지나니까 온통 돼지 뱃속에 돼지 심장으로 꽉 차는 겁니다. 72kg의 돼지를 3년정도 더 기르면 체중이
350kg이 돼요. 다시 말씀드려서 장기를 몸안에 갖다놓으면 장기도 마치 돼지가 자라듯 하는
것이죠.
아하~이건 아무리 돼지가 커지더라도 사람 몸무게 이상 자라지 못하는 '미니화된 돼지'가 있어야되겠구나. 그래 이걸 '미니
돼지'라고 불렀지요.
두번째는
뭐냐.
돼지가
수천년동안 자연환경에 적응하면서 자기 몸안에 들어온 바이러스나 세균중에서 이미 비병원성, 병원성을 나타내지 않는
상태로 적응이 된 균들이 있어요.
다시
말씀드리면 우리 사람의 대장속에는 대장균이라는 '이콜라이'(E. coli)가 있죠. 사람 몸안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는 비병원성이지만 이콜라이가 다른 동물에 가면 치명적 병을 일으키는 병원성으로
바뀌죠.
마찬가지로
돼지 몸안의 몇가지 바이러스와 세균들은 돼지에선 병을 일으키지 않지만 장기를 통해 사람에게 치명적 병을 일으키는 거죠.
아하~ 미니화된 돼지와 아울러 완벽하게 무균상태로 돼지가 수십년동안 존재하는 이런 시약돼지가 없는 한 돼지 장기를 사람이 이용하겠다는 오랜 인간의 꿈은 한낱 짝사랑이란 것을 깨닫게 된거죠.(2편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