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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사일 도발 위기관리 시스템 큰 차질…
발사징후 포착에서 발사 후 대응 ‘구멍’
이는 국가비상사태가 발생했을 경우 작동되는 위기관리시스템이다. 북한이 7월 5일 새벽 도발한 미사일 발사 때 이런 위기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사실 정부대응 태세나 사태인식이 매우 느슨했음은 일본과 미국의 대응과 비교하면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만일 실전이었다면 서울은 초토화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발사 징후 포착도 느렸지만 발사 후 대응도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 우선 미국과 정보공유의 문제. 미국은 첫 미사일이 발사되고 20분 후에 일본 방위청에 이 사실을 통고했다. 물론 일본은 자체 입수한 정보를 통해 이 사실을 확인했고 미국의 통고를 받기 17분 전인 새벽 3시 40분에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에게 보고했다. 장성민 세계와 동북아평화포럼 대표는 “미국이 굳이 일본에 통고시간까지 공개한 이유가 뭐겠느냐”며 “미국이 일본과는 끈끈한 동맹관계를 확인한 것이라면 한국과는 느슨한 동맹관계임을 확인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느슨한 동맹관계임을 확인 그만큼 한미 공조가 허술해지면 한국이 위기대응에 늦어질 수밖에 없는 한계를 안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미국과 정보공유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군 고위당국자는 “북한 미사일 첫 발사가 있던 시각으로부터 9분 뒤인 3시 41분 미국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즉각적으로 대통령에게 보고를 하고 향후 대책을 마련해야 하지 않았을까. 윤광웅 국방장관은 “실무자들은 발사 직후 연락이 됐으나 회의는 좀 여유있게 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 준비가 돼서 여유가 있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이 미사일 발사파악 8분 뒤에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에게 보고하고 즉각 총리 관저대책실을 설치하는 등 신속한 대응을 했던 것과 차이가 난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조지 부시 대통령이 미사일 발사보고를 받은 것은 생일파티를 겸한 건국기념일 축하행사 때였다. 부시 대통령은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도널드 해들리 국가안보보좌관, 피터 페이스 합참의장, 존 볼턴 미국 유엔 대사 등이 참여하는 비상대책회의를 즉각 소집했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국제사회를 향한 도발”이라고 규정하고 “이 문제는 외교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라이스 국무장관의 방한,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의 한·일·중 방문, 존 볼턴 유엔대사의 상임이사국 유엔대사 접촉 등의 조치가 이 비상대책회의에서 결정된 것이다.
“NSC 역할 제대로 안되고 있다” 정보가 없으면 정확한 상황분석을 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미사일이냐 인공위성이냐, 미사일 발사 징후를 탐지했느냐, 못했느냐는 등의 문제를 차치하고라도 ‘대포동 2호’에 대한 정부 정보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의 말이 부처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서주석 청와대 안보정책수석은 7월 5일 “대포동 2호 발사 실패”로 규정하고 그 근거로 “42초 뒤에 레이더망에서 사라졌다”고 말했다. 윤광웅 국방장관은 이튿날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정상비행하다 42초 만에 이상이 생겼으며 이후에도 관성에 의해 비정상적이긴 하지만 발사 후 7분 동안 490㎞를 비행한 후 추락했다”고 분석했다. 그 시각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에 출석한 NSC 의장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대포동 2호의 성공여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2주일 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자 외교안보를 총괄하는 NSC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부처간의 말이 다른 것은 부처간에 정보와 분석이 제대로 유통되지 못한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청와대 정보에 밝은 한 인사는 “지난 1월 이후 NSC 상임위원회가 한 번도 열리지 않은 이유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면서 “군사정보를 총괄하고 있는 국가정보원장과 안보·외교 정보를 총괄하는 외교실장이 미사일 사태 와중에 외유를 나간 것이 대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미사일 정보를 다루는 미국 정부 관계자에 의해 “‘거의 곧’ 작동 이상을 보였다”는 분석이 나오고 “발사장에서 몇㎞ 떨어진 곳에서 파편 일부가 확인됐다”는 보도가 이어지자 한국 정부는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우리 정부의 ‘여유 있는 대응’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위기의식이 부재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국가위기관리의 사령탑이라고 할 수 있는 NSC에서 총괄적인 정보를 취급하고 있는 서주석 수석의 말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서 수석은 “우리와 일본의 대응속도가 달랐던 것은 서로 전략적 목표가 다르기 때문”이라면서 “상황이 발생했다고 대통령이 꼭두새벽에 회의를 소집해 이목을 집중시키는 게 관연 바람직한가. 속도경쟁하듯 강경책을 내놓아 긴장을 증폭시키는 게 타당한가”라고 되묻고 있다. 또 노무현 대통령이 미사일 사태와 관련 일체의 언급을 하지 않는 것도 현 정부의 미사일사태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게 한다. 청와대는 “7월 5일 발표한 ‘정부성명’에 노 대통령의 생각이 녹아 있다”고만 언급하고 있다.
<김경은 기자 jjj@kyunghyang.com> -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 경향신문 & 미디어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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